2021년 7월 19부터 2021년 12월 3일까지, 138일간 주중 주말할 것 없이 달렸다.
이 글에서 138일간의 회고와 다음 기수를 위한 정보를 두서없이 작성했다.
왜 했을까?
지금 생각해보면 부스트캠프에 지원하는 것은 정말 대책 없는 행동이었다.
수료 이후 바로 진행되는 '네트워킹 데이'에서 기업이 채용 설명을 한다. 선착순으로 기업별 개인 상담도 진행했다. 그리고 수십 개의 회사가 부스트캠프 수료생을 대상으로 채용을 진행한다. 대부분 기업은 졸업 예정자 또는 졸업자에게만 지원 자격을 준다. 하지만 나는 졸업 예정은커녕 3학년 1학기를 수료한 그냥 대학생이다. 기업들의 채용 공고가 올라오고 지원조차 못 할 때마다 졸업장 없는 설움을 절실히 느꼈다. 부스트캠프를 지원한 주목적이 취업이 아니었음에도, 취업에 대한 커지는 욕심은 막을 수 없었다.
내가 부스트캠프를 지원한 주목적은 '고립된 생태계 벗어나기' 였다.
2019년 8월, 일병을 달자마자 웹 개발 공부를 시작했다. 충분한 사전 조사 없이 그냥 Vue.js로 시작했다. 그렇게 개발을 하다 문득 내가 작성한 이 코드가 잘못된 방식은 아닌지 불안하기 시작했다. 더 나은 방법은 없는지 어느 점이 부족한지 알고 싶었지만 뾰족한 묘수는 없었다. 시간이 흘러 2021년 5월경 부스트캠프 관련 기사를 봤고, 관심이 생겼다. 그리고 소개 사이트에서 아래 문구를 발견하고, 바로 지원 준비를 했다.
최고의 동료와 함께 문제를 해결하고 학습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합니다.
모집 과정
모집 과정은 서류, 1차 코테, 2차 코테 순서로 진행됐다. 코딩 테스트는 백준 기준 브론즈, 프로그래머스 기준 레벨 1~2 정도였다.
경쟁률을 포함한 구체적인 내용을 알고 싶다면 아래 글을 참고 바란다.
졸업예정자가 아닌데요!
여유가 있어 한 두 학기 휴학하는 것이 부담되지 않는다면 어느 시점에라도 부스트캠프를 지원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부스트캠프 수료 이후에는 자신에게 맞는 개발 공부 방법을 찾게 되고 이것이 취업 준비에 효율을 상당히 높여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적인 문제로 여유가 없다면, 4학년 1학기를 수료하고 지원하는 것을 추천한다. 내가 알게 된 캠퍼 중 전자와 후자의 비율은 2:8 정도였다.
뭘 했을까?
부스트캠프는 크게 챌린지와 멤버십 과정으로 나뉜다. 멤버십은 다시 스프린트와 프로젝트, 챌린지는 미션과 릴레이 프로젝트로 나뉜다. 진행하는 콘텐츠는 큰 틀은 같지만, 세부적으로 조금씩 달라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
부스트캠프의 콘텐츠는 전체적으로 자유도가 높다. 그렇기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만큼 얻을 수 있는 것이 달라진다.
챌린지 (4주)
미션 (16일)
4주 동안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매일 새로운 미션이 공개된다. 미션은 CS를 이론으로만 공부하는 것이 아닌 실제 코드로 만들어보는 것이었는데, 굉장히 참신했다. 구현의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재밌는 미션들이 다수 존재한다. 하지만 미션 제출 시간이 다가올수록 머리털이 빠지는 듯한 스트레스도 느낄 수 있었다. 부캠 전 과정 중에서 가장 잠을 적게 잤던 시기다.
매일 아침에 배정받은 팀원들끼리 어제 구현했던 내용을 공유하며 토론했다. 부캠의 전 과정이 이런 식으로 공유를 중요시한다. 공유를 목표로 시작했기에 이러한 부분은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그리고 투머치 토커인 나에게는 일용할 양식과도 같은 시간이었다.
릴레이 프로젝트 (4일)
목요일까지 미션을 하고 마지막 금요일은 조금 쉬는 느낌으로 진행했다. 매주 랜덤으로 팀이 매칭 되고, 랜덤으로 프로젝트를 배정받는다. 이전 팀에서 무엇을 기획했냐, 어떤 코드를 작성했냐가 그날의 노동량을 좌우한다. 마치 '폭탄 돌리기' 같았다. 운이 좋게도 내 앞에서 폭탄이 터지지는 않았다.
프로젝트의 스택으로 Flutter 2.0을 사용했는데, 너무 편리하고 매력적인 프레임워크인 것을 알게 됐다.
멤버십 (14주)
아쉽지만, 챌린지 과정을 수료한 모든 캠퍼가 멤버십 과정에 입과 하지는 못한다. 무슨 기준으로 선별하는진 모르겠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아주 복잡한 프로세스는 아닌 것 같다. 그냥 상식적인 선에서 적극적으로 열심히 하면 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추측해본다. 몇 명 중 몇 명이 입과했는지는 아래 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스프린트 (8주)
2주짜리 스프린트를 총 네 번 진행한다. 소규모 프로젝트 수준의 요구사항과 디자인이 제공되고 이를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처음에는 하루 단위로 진행했던 챌린지 미션보다 상당히 여유롭다고 느꼈다. 하지만 해야 할 일이 14배가 된 것을 보고 '이 집 밸런스 패치 잘하네'라고 생각했다.
매 스프린트마다 학습에 중점을 둘지 구현에 중점을 둘지 선택하기 어려웠다. 둘 다 챙기기엔 2주라는 시간은 부족했기 때문이다. 멀리 본다면 학습 위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이 더 큰 득이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어떻게 구현의 행복을 저버리겠는가. 돌이켜보면 구현에 조금 더 치우쳐 있었다고 생각된다.
가장 많은 성장을 이루었다고 생각되는 시기가 이때다. 4개 중 3개의 스프린트에서 리액트 사용이 제한됐다.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잃지 말자' 라는 싸이월드 감성의 말을 납득하는 순간이었다. 이 말이 조금 오글거려서 그렇지 진리이긴 한가보다. 리액트의 소중함과 Vanilla JS의 중요성을 동시에 깨달은 시기기도 하다. 그리고 이 때의 경험으로 나의 공부 철학을 다시금 잡았다.
프로젝트 (6주)
6주 동안 기획, 개발, QA를 진행했고, 각각 1주, 4주, 1주로 할당했다. 주제는 자유 선정이었다.
면접에서는 주로 이때의 과정을 질문한다. 주도적으로 야무지게 하지 않는다면 취업의 난이도가 올라갈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매일 회의, 코드 리뷰를 하므로 소프트 스킬을 업그레이드할 좋은 기회였다.
나의 개발 통계를 보여주는 WakaTime이라는 서비스가 있다. 사용하고 있는 IDE에 플러그인을 설치하면 에디터에 포커스를 두었던 시간을 측정해준다. 프로젝트 기간에 하루 평균 8시간 10분, 주 57시간 코드를 작성했고, 전세계에서 최고 52등까지 올라보았다. 이때부터 아파진 등이 아직 아프다. 건강하고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자고 하는 공부인데 말이다.
두 가지 팁이자 반성을 남기자면 프로젝트 주제를 선정할 때 '참신한 서비스를 해야지'와 같은 욕심은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 참신한 아이디어를 떠올릴 시간에 기술적으로 깊어질 고민을 했더라면 조금 더 가치 있는 아웃풋을 만들었을 것이다. 그리고 '많은 스택을 사용해봐야지'라는 목표를 잡는다면 깊게 파고드는 것을 조금 내려놓아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한정된 시간에서 깊이와 너비는 트레이드오프 관계이다.
수료 이후
힘들었던 날을 뒤로하고 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바로 다음 주부터 채용 공고가 올라왔다. 마치 PT 받을 때 트레이너 선생님이 '두 개 더..., 한 개만 더...'라고 하는 것 같았다. 물론 PT를 받아본 적은 없다. 그렇게 수료 이후 새로운 마라톤을 시작했다. 자소서 쓰고, 면접 준비하고, 코테를 준비했다. 그렇게 끝이라고 생각했던 시간으로부터 3개월을 더 달렸고, 최종 합격 메일을 받았다.
작년 7월부터 시작한 긴 여정을 마무리하고 곧바로 제주도로 떠났다. 그리고 이 글을 작성하는 지금은 입사 후 2주가 지난 시점이다. 학교는 3학기가 남았지만, 학과 사무실에 문의한 결과 무기한 휴학 연장이 된다는 답변을 들었고, 학교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 다시 돌아갈 예정이다.
부스트캠프에서 얻고자 했던 것은 '고립된 생태계 벗어나기'였고, 이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매일 아침에 진행했던 스크럼, 일주일에 한 번씩 진행되는 기술 공유, 모종의 이유로 전 캠퍼를 대상으로 기술 공유 발표를 진행한 것, 무엇보다도 열정 가득한 캠퍼들을 알게 된 부분, 모든 것이 만족스러웠다.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에 있다.
'Life > 부스트캠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부스트캠프 웹 풀스택 6기 멤버십 스프린트 4회차 (0) | 2021.10.24 |
---|---|
부스트캠프 웹 풀스택 6기 멤버십 스프린트 3회차 (0) | 2021.10.09 |
부스트캠프 웹 풀스택 6기 멤버십 스프린트 2회차 (2) | 2021.09.20 |
부스트캠프 웹 풀스택 6기 멤버십 스프린트 1회차 (0) | 2021.09.04 |
부스트캠프 웹 풀스택 6기 멤버십 합격 (2) | 2021.08.21 |